인빈 작가

‘처서 매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처서를 거치고 나면, 마법처럼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는 현상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시작되는 거죠. 시원한 바람에 옷자락이 살랑살랑 춤을 추고, 파란 하늘 위에 톡톡 얹어진 뭉게구름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아름다운 가을 날씨의 시작을 알리는 처서를 맞아, 고무고무는 아이들에게 가을 날씨를 제대로 만끽하게 해줄 놀이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놀이일까요? 힌트는 이미 드렸습니다!

너희들 생각이 곧 정답이지

오늘도 아이들은 정원에 나가 자신들의 나무를 관찰하고, 그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합니다. 가을 절기 미션인 ‘나무에게 질문하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찬혁이가 또박또박 큰 글씨로 질문을 적고 있습니다.

🐇💭 ‘나무야, 너는 몇 살이니?‘

이어서 스스로 생각한 답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 “이 나무는 줄기가 얇으니까, 안에 있는 나이테의 수도 적지 않을까요? 한 50살 될 것 같아요.” (찬혁)

나이에 이어서 키도 가늠해 봅니다. 고개를 쭉 뻗어 기다란 나무의 끝을 바라보고는,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고무고무에게 질문을 합니다.

🐇“고무고무, 이 나무는 몇 미터 일까요?” (찬혁)

😎 “몇 미터일 것 같아?”

🐇 “삼 미터 정도 될 것 같아요.” (찬혁)

😎 “네가 삼 미터라고 생각하면, 삼 미터인거야!”

다온이의 나무에는 흰색 수국이 가득 피어있습니다. 하지만 노트 속의 수국은 주황색입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 슬쩍 질문을 해봅니다.

😎 “다온아 오늘은 꽃이 왜 주황색이야?”

🐇 “가끔 여기 햇빛이 지나가면 하얀 꽃이 주황색으로 보여” (다온)

자신의 논리로 길이와 나이를 가늠하고, 찰나의 순간,자기 눈에 담긴 빛의 색깔대로 그림을 그립니다. 아이들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글, 그림, 말, 행동, 아이들이 표현하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색깔을 반영하고 있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아이들의 모습처럼, 자기 생각에 따라 결과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곧 정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