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잎사귀 만 개의 무늬 - 2022년 10월 26일의 기록

                                                                                                                                      **구지원 작가**

민서가 왔습니다. 오자마자 지난 시간 땋다가 두고 간 고무줄을 찾습니다. 이어서 계속 땋겠다고 합니다. 고무고무는 스티로폼에 막대 두 개를 꽂아줍니다. 빨간고무줄, 하얀고무줄, 초록고무줄, 검정고무줄, 노란고무줄. 색색깔 고무줄을 보고 서아도 고무줄 땋기를 하겠다고 합니다. 빨강초록, 초록노랑, 검정빨강, 노랑하양. 서아는 지그재그로 색깔을 맞추며 고무줄 땋기를 합니다. 고무줄이 막대 사탕이 되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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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와 찬혁이도 고무줄땋기를 합니다. 처음은 쉽지 않습니다. “어려워도 열 번만 해봐. 하다보면 쉬워져.” 현우는 하양빨강으로 땋기를 합니다. 고무줄이 금방 길어집니다. 점점 흥미가 생깁니다. 계단 밑에 닿을 때까지 땋겠다고 합니다.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현우는 하양빨강에 노랑, 초록, 검정고무줄을 딱 한 번씩 숨겨 넣습니다.

찬혁이는 열 번만 잇고 그만하고 싶습니다. “힘들어? 조금만 더 해 봐. 끝까지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끝까지 하면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어요.” “그렇구나.” 찬혁이는 고무줄 한 번 땋고 길이 재고, 두 번 땋고 길이를 잽니다. 그러더니 결국 자기키보다 더 긴 고무줄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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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와 서아와 지유의 고무줄을 연결하니 퓨처랩 끝에서 끝까지 닿습니다. 고무고무는 입구에 거미줄을 만듭니다. 찬혁이는 자기가 만든 고무줄을 거미줄에 던져 세 바퀴나 돌립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서준이는 공 받는 자세로 거미줄 건너가기를 합니다. 고무줄은 거미줄이 되었다가, 새총이 되었다가, 두레박이 되었다가, 긴 꼬리가 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맘대로 변신합니다.

“2층에 거미집 짓자.” 아이들이 모두 2층으로 올라갑니다. 거미가 되어 거미집을 짓다 보니 목이 마릅니다. 배가 고픕니다. “고무줄 밑으로 내려 줄게. 물병 달아줘.” 민서와 서아가 제일 먼저 1층으로 달려갑니다. 물병은 고무줄에 달기 쉽습니다. 서아는 야쿠르트를 가지고 옵니다. 야쿠르트가 줄줄이 고무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귤도 먹고 싶다는 말에 민서와 서아는 궁리를 합니다. 동그란 귤을 고무줄에 어떻게 달 수 있을까요? 여러 방법을 써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주위에 있는 도구를 사용해 봐.” 서아가 낱개로 된 고무줄을 가져옵니다. 민서는 고무줄을 새장모양으로 만들어 귤을 감쌉니다. 그러나 귤은 올라가다가 떨어집니다. 서아와 민서는 기필코 귤을 올려 보내고 싶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났습니다. 고무고무가 말합니다. “종이가방 줄까?” 서아와 민서는 깜짝 반갑습니다. 종이가방이 생기니 뭐든 쉽게 올라갑니다. 쿠키도 약과도 올려 보내기 쉽습니다. 서준이가 고무줄을 끌어당겨 간식을 무사히 올렸습니다. 아이들은 2층에 모여 앉아 간식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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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가 엮은 고무줄로 줄넘기를 합니다. 두 번 뛰고 발에 걸렸습니다. 세 번 넘기에 도전합니다. “하나, 둘, 셋, 넷” 이번에는 다섯 번 넘기에 도전합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와 잘한다. 이번에는 열 개” 현우는 고무줄 줄넘기를 열두 개나 했습니다.

고무줄 열 개만 땋고 안 하겠다던 찬혁이는 고무줄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손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고무줄이 재미있습니다. 고무줄은 손의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좌우로 흔들면 뱀 모양이 되고, 위아래로 흔들면 파도 모양이 됩니다. “내가 뛰어 넘을 게.” 고무고무가 흔들리는 고무줄을 뛰어넘습니다. “단계를 높여줘.” 현우는 손이 보이지 않게 고무줄을 흔듭니다. “단계가 너무 높아. 현우야 1단계에서 5단계로 만들어 줄래?” 현우는 속도를 조절하며 방향과 단계를 만들어냅니다. 지유가 1단계를 통과합니다. 서아와 민서가 2단계를 통과합니다. 모두 나란히 5단계를 통과했습니다. 현우가 키에라에게 스티로폼과 막대 두 개를 집에 가져가도 되냐고 묻습니다. 형이랑 같이 긴 고무줄놀이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키에라는 현우에게 찡끗! 끄덕! 해줍니다. 형아에게 고무줄 땋기를 가르쳐 주는 현우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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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잡으러 가자!” 고무고무와 아이들이 가을 잡으러 밖으로 나갑니다. 잎사귀에 멈추어진 가을을 찾습니다. 아이들은 잎사귀를 찾다가 잡기놀이를 합니다. 찬혁이가 도망가면 현우가 잡으러 가고, 현우가 도망가면 찬혁이가 잡으러 갑니다. 서준이가 숨으면 서현이가 찾으러 다니고, 서현이가 보이지 않으면 서준이가 찾으러 다닙니다. 나무사이사이를 뛰어다닙니다. 그러다 잎사귀를 줍습니다. 서현이 손에 크기와 모양이 다 다른 잎사귀가 가득합니다. 진유는 유난히 붉고 작은 잎사귀를 고릅니다. 고무고무는 삐죽삐죽 재미난 모양의 잎사귀를 찾고, 서준이는 넓은 잎사귀, 현우는 길쭉한 잎사귀, 리옹는 만지면 바스락 부서질 것 같은 마른 잎사귀, 찬혁이는 두 가지 색을 가진 잎사귀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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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사귀 도장 만들자!” 잎사귀를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앞뒤로 만져보고 잎맥이 두꺼우면 살짝 잘라줍니다. 나무토막에 양면테이프를 붙이고, 잎사귀의 부드러운 부분을 테이프에 붙입니다. 네모난 손잡이도 만듭니다. 손잡이를 잡고 스탬프를 톡톡톡 두드립니다. 큰 종이에 잎사귀도장을 꾸욱 찍습니다. “종이에 잉크가 스며들 때까지 기다리자.” 노란스탬프를 찍으면 노란 잎사귀가 나오고, 빨간스탬프를 찍으면 빨간잎사귀가 됩니다. 찬혁이는 빨간스탬프와 노란스탬프를 동시에 찍습니다. 주황색 잎사귀가 나왔을까요? 누르는 힘이 달라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세 가지 색깔의 무늬가 나왔습니다.

서준이는 잎사귀도장을 찍고, 깜짝 놀랐습니다. 빨간 잎사귀가 너무 예쁩니다. 잎사귀를 주웠을 때와 잎사귀를 자세히 볼 때 보지 못했던 무늬가 보입니다. 중간과 사선으로 된 굵은 잎맥만 보였는데, 도장을 찍고 보니 잎맥은 아주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거 내 도장이야.”하고 자랑을 하고 다닙니다. 큰 종이에 찍은 자기 도장을 가위로 오려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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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잎사귀만 모아온 진유의 도장에는 열 한 개의 잎사귀가 붙어있습니다. 도장을 찍으면 열 한 개의 잎사귀가 동시에 찍힙니다. 톡 찍을 때와 꾹 찍을 때 모양이 다릅니다. 한 번 찍을 때와 두 번 찍을 때 색깔이 다릅니다. 현우는 도장을 찍은 상태에서 한 바퀴를 돌립니다. “회오리 도장이에요.” “멋지다. 그래도 내 도장이 더 멋져.”

서현이는 아무 말 없이 노란스탬프 찍고 도장 찍고, 파란스탬프 찍고 도장 찍고, 빨간스탬프 찍고 도장 찍고. 찍고 찍고를 반복합니다. 쿵짝 쿵짝 쿵짝짝. 도장 찍기에 리듬이 생겼습니다. 하얀 종이에 무늬가 생기는 게 참 좋습니다. 그러다 손가락 두 개를 검정스탬프에 찍습니다. 종이의 빈 곳을 손가락으로 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