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원 작가
찾아온 손님
🐇“선준이 형, 빨리 와. 우리 나무에 손님이 찾아왔어.”
서호 말에 선준이가 달려갑니다. 손님? 누구일까요? 수국같이 생긴 나뭇잎입니다. 바람 따라 온 손님입니다. 베이지색 나뭇잎이 꽃처럼 달려있습니다. 서호는 나무를 그리고, 그 옆에 찾아온 손님을 그립니다. 선준이는 가지 하나를 긋더니 가지에 달려있는 붉은 잎을 하나씩 그려나갑니다. 가지 뒤에 있는 잎과 가지 앞에 있는 잎을 세세하게 관찰합니다. 햇빛을 받은 잎은 연하게, 그늘진 잎은 진하게 칠합니다. 예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자기 나무처럼 햇빛을 느낍니다. 똑같은 나무를 보고 예나와 선준이와 서호는 다른 것을 봅니다.
😎“우수에 봤던 거랑 뭐가 달라?”
🐇“나뭇가지 끝에 봉우리가 조금 나와 있어요. 기분이 좋아요.”(민재)
🐇“내 나무는 색깔이 달라졌어요. 내 나무 밑에 있던 낙엽들이 사라졌어요. 비가 없어요. 하늘에 구름이 많아요. 내 나무는 구름 생각을 해요.”(도현)
🐇“내 나무는 기분이 좋아 웃고 있어요. 내 나무는 거울을 보고 있거든요. 내 나무는 햇님을 보고, 다른 나무들을 보고 있어요. 내 나무는 나를 보고 있어요. 내 나무는 아빠가 일하는 회사를 보고 있어요. 내 나무는 퓨처랩을 보고 있어요.”(하준)
봄을 부르는 경칩 막대
여름이는 나무를 그리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발견했습니다. 나뭇가지를 들고 고무고무에게 갑니다. 😎“이걸로 벌레 찾는 경칩 막대 만들까? 다치지 않게 주변에 붙어있는 잔가지부터 정리 하자.”
고무고무는 여름이와 서은이에게 전지가위를 줍니다. 둘은 가위를 들고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잔가지를 자릅니다.
😎“다른 친구들 막대도 만들어서 나중에 겨울 잠에서 깨어난 벌레 만나러 가는 건 어때?”
🐇“좋아요.”
예나와 다온이가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오면 여름이와 서은이가 잔가지들을 정리해 막대로 만듭니다. 가지가 굵으면 고무고무가 싹뚝 잘라줍니다.
🐇“고무고무 저 나무 위에 쓰레기가 있어요.”
😎“나무막대 연결해서 쓰레기 치우자.”
서준이와 다온이가 막대를 연결하여 높은 나무 위 쓰레기를 떼어내려 합니다. 테이프에 먼지가 돌돌 말려있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